한국교회가 시리아, 필리핀, 북한, 충남 태안 등 국내외 재난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 교계가 국내외 구호활동에 나서기는 지난해 3월 동일본 지진 쓰나미 참사 이후 17개월 만이다.
유엔과 기독NGO 등에 따르면 시리아는 지난해 3월부터 1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이달 초까지 2만여명의 사망자와 2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이다. 필리핀은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345만명이 집을 잃었고, 북한에서는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간 내린 폭우로 160여명의 사망자와 1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는 14일 “인도적 차원에서 시리아 난민을 구호하기로 임원회에서 결의했다”면서 “본 교단이 파송한 터키 및 요르단 선교사를 통해 총 4만 달러(약 4500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계 차원에서 시리아 난민을 지원하기는 처음이다.
총회는 시리아와 국경을 마주한 비교적 안전한 국가인 요르단 및 터키의 국경 지역에서 현지 선교사들을 통한 구호품 지급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15일 요르단으로 출국 예정인 통합총회 사회봉사부 안홍철 목사는 “요르단과 터키 국경 지역으로 피신한 시리아 난민들에게 식료품 패키지와 생활필수품 등을 위주로 전달할 예정”이라며 “현지 선교사, 현지교회 목회자와 함께 시리아에서 넘어온 난민들의 거처를 직접 방문해 물품을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키지에는 쌀과 콩, 식용유 등 식료품이 담길 예정이다. 생필품 품목에는 담요와 매트리스, 선풍기, 기저귀 등이 포함돼 있다. 통합 총회의 시리아 난민 지원 결정은 최근 총회 소속 요르단 선교사가 귀국해 시리아 상황의 심각성을 총회 본부와 개 교회에 알리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해 이뤄졌다.
아시아 지역의 필리핀과 북한에도 한국교회의 손길이 닿을 전망이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에 이어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구호기구인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필리핀과 북한 지역의 수해 이재민을 돕기로 했다. 희망봉사단은 이들 국가의 이재민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14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키로 했다. 특히 언론에서 북한의 수해 피해 상황이 다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은 “피해 규모를 떠나 인도적 차원에서 돕자는 것”이라며 “강도 만난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모금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한국 구세군(사령관 박만희) 서해지방 재해대책위는 지난 12일부터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긴급구호품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구세군 자원봉사대는 현지에 캠프를 설치하고 군·경찰과 함께 복구활동을 펼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한국교회, 지구촌 재난 눈물 닦아준다
입력 2012-08-14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