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中 억류 전재귀 선교사 부인 박성자씨] “이 모든 고난 순종… 무사귀환 기도해 주세요”

입력 2012-08-14 18:26


“남편이 중국 공안에 잡혀있고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 담대한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전재귀(51·부산 하나로교회 파송) 목사 석방촉구 기자회견장에 나온 박성자(48) 사모의 표정에 결연함이 묻어났다. 지난 해 10월부터 중국에서 조선족 동포를 상대로 선교활동을 해온 전 목사는 지난 달 9일 중국 하얼빈 공항에서 공안에 체포돼 37일째 구금돼 있다.

부산에서 막 올라왔다는 박 사모는 “남편은 참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자신과 1남 2녀 자녀에게 자상한 것은 물론, 걸인조차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었다고 했다. 이번에 탈북자들을 도운 것도 아마 이런 경우일 것이라고 했다.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불쌍한 탈북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벌어진 일입니다. 예수님도 강도 만난 이웃을 외면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한국사회와 교회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남편의 석방과 송환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요.”

박 사모는 1987년 전 목사와 결혼했다. 당시 전 목사는 건축 시행업을 하는 평범한 신자였다.

“신앙이 참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언젠가 신학교에 들어갈 것이라 말하더군요. 그래서 40대에 함께 기도 끝에 하던 사업을 접고 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전 목사는 예장 국제합동 총회신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해 4월 꿈에 그리던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리고 평소 소망하던 중국 조선족 사역을 하기 위해 지난 해 10월 혼자 중국으로 건너갔다.

박 사모는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중국 정부는 전 목사를 속히 석방하고 한국으로 송환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정부에도 전 목사의 송환을 위해 외교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탈북자의 인권문제는 우리 모두 외면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형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헌신하다가 억류된 제 남편은 이 시대의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일입니다. 중국에 처음 갈 때도 그랬지만 저와 남편은 이 모든 사역을 기쁨으로 순종할 것입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