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부총회장 선거 한달여 앞으로… 마지막 정견 발표

입력 2012-08-14 21:26


목회자 과세 문제엔 대체로 부정적… 한기총·한교연 문제엔 엇갈린 시각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예장통합총회 부총회장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14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서는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오창우 목사) 주최로 목사부총회장 후보 4명의 마지막 정견 발표 및 토론회가 열렸다. 투표권을 지닌 서울지역 총대들을 비롯해 교회 성도 등 청중 800여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후보들은 한국교회의 발전방안에 대해서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도 민감한 교계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목회자 세금 납부 문제와 관련, 후보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70∼80%가 미자립 교회 내지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임을 감안한 답변이었다.

기호 4번 이승영(서울강동노회·새벽교회) 목사는 “목회자들이 세금을 빠짐없이 낸다는 외국 교회의 경우, 이들 국가 상당수가 목회자에 대한 연금제도가 마련된 나라들”이라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납세 문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기호 3번 김동엽(영등포노회·목민교회) 목사는 “2006년 대법원에서도 목회자 사례는 보수로 볼 수 없다고 결론이 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세금을 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교회 양극화 문제에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기호 2번 임은빈(서울동남노회·동부제일교회) 목사는 “지금 우리에게는 ‘자본주의의 노예’의 모습이 만연하며, 그런 생활방식이 교회에도 침투해 내 목사, 내 교인 밖에 모르는 상황”이라며 “큰 교회, 작은 교회 문제가 아니고 ‘기본’으로 돌아가 하나님 앞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목회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1번 민경설(서울서남노회·광진교회) 목사는 “절대빈곤층이 10년 전에 비해 배로 늘었고, 교회 여건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큰 교회와 작은교회 간 ‘1대1 커플’ 제도나 서로 돕고 같이 성장하는 복음적 성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목회 세습과 관련, 후보자들은 경제적 수단이나 부의 세습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 뚜렷했다. 단, 후보자들은 “특혜는 안되지만 차별도 안된다”면서 투명한 절차와 방법으로 자녀가 목회의 대를 잇는데 대해서는 찬성했다.

앞서 후보들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향후 관계 설정 문제에 대한 사전 답변에서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예장통합 교단이 중심이 된 한교연은 한기총 내부 갈등으로 올 초 갈라져 나왔다. 후보들 사이에서는 “한교연의 출범은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고뇌의 선택”이라는 입장과 “한기총을 탈퇴해야 한다”, “이번 총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대선후보들의 토론회에서 종종 나오는 가십 질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연탄 1장 가격은?’ ‘올해 최저임금은 얼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후보들은 멋쩍은 웃음으로 대신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