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후보 후원금 내역] 1인 평균 7187만원… 친박에 돈 몰려 ‘권력이동’ 실감

입력 2012-08-14 22:11


지난 4·11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했던 764명의 후보들이 1인당 7187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후원회 중 최다 모금액이 최소 모금액의 40배에 달하는 등 양극화도 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언론의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했던 18대 국회의원과 일반 후보자의 후원금 내역을 공개한 결과 국회의원 184명의 1인당 평균 후원금 액수는 1억3733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후보자 580명의 평균 후원금은 5110만원이었다. 이들은 총 549억1256만원을 걷었다. 선거가 있는 해 국회의원의 후원금 상한은 3억원, 일반 후보자는 1억5000만원이다.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금한 국회의원은 민주통합당 김부겸 전 의원(3억2800만원)이었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김재균 전 의원이 77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모금액 1∼10위 중 김부겸 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전부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2008년 18대 총선 출마자 가운데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던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억7390만원을 걷는데 그쳤다. 비례대표로 출마한 박 전 위원장은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언론의 요청으로 선관위가 별도로 공개했다.

선관위는 후보별 3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명단도 공개했다. 개인별 후원 한도는 500만원이며, 이 중 300만원 이상 기부자는 현행법에 따라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명단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태호 원유철 의원은 31명에게서 1억5500만원씩을 받아 고액 후원금 모금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1억2750만원·4위)가 26명에게서 고액 기부를 받았다.

국회의원들이 시·도의원 등에게서 후원금을 받는 일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은 광역·기초의원들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후원금은 일종의 ‘공천 보험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도의원 두 명과 연천군의원, 포천시의원 등 4명에게서 1406만5000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같은 당 김종훈 의원은 구의원 두 명에게서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후원받았다. 또 손범규 전 의원과 김근태 의원은 기초의원과 도의원에게서 각각 500만원을 받았다.

민주통합당에선 정동영 상임고문과 우윤근 문병호 의원이 도의원과 지방의회 의원에게서 500만원씩 모금했다. 서울이 지역구인 신계륜 이인영 오영식 정호준 의원은 시의원과 구의원에게서 400만∼500만원씩 후원금을 받았다.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후원금 내역도 공개됐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억5729만원, 이한구 원내대표는 1억2859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억4350만원, 박 원내대표는 2억7137만원이었다.

고액 기부자 명단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헌금 파문의 주인공인 현영희 의원 및 관련 인사들의 이름은 없었다. 명단 공개를 피하기 위해 300만원 이하로 쪼개 후원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