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한국 오려면 진심으로 사과해야”… MB, 광복절 앞두고 ‘과거사 반성’ 정면 요구

입력 2012-08-14 19:07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14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과거사 반성을 정면으로 요구했다. 지난 10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처음 독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이 대일(對日)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충북 청원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학교폭력 책임교사 워크숍’에 참석해 한 교사가 독도 방문 소회를 묻자, “일왕도 한국 방문을 하고 싶어 하는데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의 과거사 언급을 거론한 뒤 “‘통석(痛惜)의 념(念)’이라는 단어를 하나 찾아서 올 거면 올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애석하고 안타깝다’는 이 말은 일왕이 1990년 5월 일본에서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표현한 것으로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모든 나라에 국빈 방문을 했지만, 일본은 (국빈 자격으로) 안 가고 셔틀외교만 한다. 일본 국회에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게 해주면 국빈 방문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은 세계 최고의 국가다. 중국이 커졌다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일본이 세계 제2강국”이라며 “그런 일본이 가해자와 피해자 입장을 잘 이해를 못해서 깨우치려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주먹을 쓰는 아이가 나를 아주 못살게 굴었는데 40∼50년이 지나 한 모임에 만나니 반가워하더라. 그때 내 머릿속에는 ‘저 녀석이 나를 못살게 굴던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처럼 피해자인 우리는 가해자 일본을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