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 학생 15명, 611㎞ 자전거 국토종주… “자원봉사자들과 달리며 소통 배웠어요”

입력 2012-08-14 19:27


“할아버지, 할머니, 형님, 오빠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어요.”

경기 구리∼부산 구간 611㎞ 국토 종주를 무사히 마치고 14일 오후 5시 부산 사하구 낙동강 을숙도 공원에 도착한 중·고교 학생들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사단법인 대한노인회(회장 이심)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마련한 ‘1·3세대 아름다운 동행-청소년 4대강 자전거길 국토종주’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경기도교육청 지정 대안교육센터 ‘모여라 학교’에 위탁된 학생들로 남학생 10명, 여학생 5명 등 15명이다. 학생들 외에 자원봉사자와 스태프 등 34명이 함께 이동했다.

학생들은 대한노인회가 지원한 자전거를 타고 10일 경기도 구리 국기광장을 출발해서 이날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도착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로부터 ‘국토종주 인증메달’을 받고 성취감에 즐거워했다.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와 해운대구, 해운대경찰서 등은 이날 도착지인 부산 을숙도 문화회관과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완주한 학생들을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열어 줬다.

그동안 학생들의 국토종주에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MTB(산악자전거) 직장동호회인 ‘구리 챌린저’, 한국외국어대 자전거 동아리 ‘만리행’이 멘토로 참여해 동행하는 등 100여명이 종주를 도왔다. 이번 행사를 위해 국토해양부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도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은 국토종주 기간 경로당 4곳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와 춤 등 장기자랑을 선보였다. 어르신들도 학생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세대공감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대한노인회 이성록 사무총장은 “학생들이 국토종주기간 공동생활을 통해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배려·소통 능력을 깨닫고 건강한 학교생활로 복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