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6개 대표기업 시총, 일본 추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6개분야 우위
입력 2012-08-14 18:41
삼성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이 막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무기로 일본 기업을 능가하고 있다. 주요 16개 업종 가운데 6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시가총액이 일본을 추월했다. 우리 기업에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총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은 물론 성장성 등을 반영하는 지표다.
14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16개 업종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유, 건설, 철강, 조선 등 6개 분야에서 우리 대표기업의 시총이 일본 대표기업 시총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에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 시총은 198조5595억원에 이르러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업체인 도시바(16조5911억원)의 12배 가까이 됐다. 디스플레이에서는 LG디스플레이(9조3032억원)가 일본 샤프(3조3530억원)를 가볍게 제압했다. 정유에서는 SK이노베이션(15조5342억원)이 일본의 JX홀딩스(15조701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철강에서는 포스코가 신일본제철을 크게 앞섰고, 조선에서는 현대중공업이 2010년부터 3년째 미쓰비시중공업보다 높은 시총을 유지했다.
반면 1억2700만명에 이르는 인구를 바탕으로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일본이 통신, 미디어·광고, 인터넷, 자동차 등 분야에서는 여전히 우리 기업을 앞질렀다. 일본 이동통신 기업인 NTT도코모의 시총은 83조4312억원으로 SK텔레콤(11조7485억원)보다 7배가량 많았다. NHN 시총(12조560억원)도 야후재팬(24조126억원)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현대자동차의 시총은 도요타자동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시총은 2009년 말 168조6398억원에서 지난 10일 157조9104억원으로 감소한 데 비해 현대자동차는 26조6535억원에서 54조4083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기업을 추월한 우리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데다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변신, 경쟁사 기술 따라잡기, 공격적 시장개척 등 우리 기업 특유의 속도전도 강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는 결국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