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브리핑서 日언론 ‘독도 말꼬리 잡기’ 눈살

입력 2012-08-14 18:56

1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기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 공세를 펼쳐 국무부 대변인이 짜증스럽게 대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정부 브리핑에서 평소 질문을 별로 하지 않던 일본 언론이 듣기에 따라서는 ‘말꼬리 잡기’로 여겨질 수 있는 질문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관련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 기자는 AFP통신 특파원이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모두 미국의 동맹인데 이 문제에 대해 양국 정부와 대화를 가졌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우리는 양국에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으며, 양국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양국 정부와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말할 수 없다. 우리 대사관 측에 물어보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일본 기자들은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 방문에 대해 질문하겠다”면서 입을 연 일본 기자는 “미국 정부가 사전에 방문 계획을 통보받았느냐”고 쏘아붙이듯이 질문을 던졌다.

눌런드 대변인은 “더 할 말이 없다”면서 “다만 사전 통보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부인했다.

이에 일본 기자는 다시 “그렇지만 미국 정부는 당연히 사전에 알았던 게 아니냐”고 재차 질문했고 눌런드 대변인은 짜증 섞인 말투로 “나는 그 부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비켜나갔다.

이어 눌런드 대변인은 또 다른 일본 기자가 손을 들어 “같은 문제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하자 “할 말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수행해 11일간의 아프리카 7개국 순방일정을 마친 뒤 이날 모처럼 정례 브리핑에 나선 눌런드 대변인은 지쳤다는 듯 “이만 끝내자”면서 서둘러 브리핑을 마쳤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