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정수장 52곳 중 32곳 독소·악취 검사장비 없어
입력 2012-08-14 22:21
경기지역 정수장 62%가 자체적으로 남조류에 의한 독소와 악취 분석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정수장 52곳 중 32곳이 검사장비를 갖추지 못해 남조류(藍藻類) 확산으로 수돗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독소와 악취 측정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 정수장은 총 52곳(공업용 4곳 포함)이다. 이 가운데 검사장비를 갖춰 자체적으로 검사·분석할 수 있는 곳은 수원·부천시 2곳, 수공 9곳(위탁운영 동두천 포함) 등 모두 11곳이다.
이 중 5곳은 고도처리정수장으로 별도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독소와 악취가 100% 걸러져 안심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도처리정수장 5곳 역시 검사장비가 없다.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면 일단 안전성을 의심한다. 현재 악취는 조류에서 분비돼 흙냄새가 나는 지오스민(geosmin)과 곰팡내가 나는 2-MIB가 원인이라고 환경당국은 밝히고 있다. 문제는 지오스민의 경우 600ppt를 오르내리는 원수 농도를 먹는 물 기준인 20ppt 이하로 낮춰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검사장비가 없을 경우 지오스민이 어느 정도 섞여 있는 수돗물이 공급되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경기지역 일부 정수장은 지오스민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관계자는 “냄새 때문에 안전을 의심하지만 정수처리 과정에서 해로운 물질이 모두 제거된다고 봐도 된다”면서 “정확한 자료로 안심시키기 위해 예산을 마련해 물 검사장비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