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 (17)

입력 2012-08-14 09:59

베네치아의 그림자

올해 휴가는 로마 전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으로 잡고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도 더웠지만 이태리도 참 무더운 날씨였다. 40도를 넘는 태양이 너무 뜨거워 땀을 흘리면서도 물위의 도시, 꿈과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를 가본다는 생각에 더위를 잊고 즐거운 여행을 나서게 되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베네치아는 원래 바다 속의 도시는 아니었다. 중세 훈족의 침략을 받아 정든 땅을 버리고 피난 갔던 곳이 바다 속의 조그만 섬이었다. 전쟁을 피해 모든 재산과 농토를 버리고 조그만 섬에서 살 길이 막막해졌던 그들은 우선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생산하고 그것을 팔아 살아가다가 육지에서 큰 통나무를 사서 갯벌에 기둥을 세워 집터를 만들고 성당을 세우고 왕궁을 세웠다.

물위의 도시 국가를 만들고 집과 집에는 조그만 나무배를 타고 왕래하며 무역업을 하는 과정에서 큰 부를 거머쥐게 됐다. 이 돈으로 용병을 사서 주변 도시 국가를 정복하고 더 나아가 십자군 전쟁 때 군대에게 돈을 빌려주어 큰 돈을 번 세계적 부의 나라가 바로 베네치아다.

지금도 베네치아는 관광객이 넘쳐 세계적으로 화려한 관광지로 명성은 얻고 있다. 그러나 저녁이 되고 상점 문이 닫히면 다시 쓸쓸한 적막이 흐르는 물의 도시로 순식간에 변한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도시다. 집주인들은 실제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민속촌을 생각나게 하는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물 위에 세워진 성당과 건물들은 경이로움을 더해주어 그 곳에서 이 도시를 건설한 선조들의 열정을 느끼게 만든다. 물 위에 어떻게 이런 멋진 건물을 세웠는지 이것은 인간이 만든 기적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엇이 그들에게 이러한 문명을 이루게 했던 힘의 근원이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거대한 성당이 그 이야기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그들이 아무것도 없을 때 매달렸던 것은 하나님의 은총이었고 자비였다.

그들이 구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도우심이였다. 그것으로 그들은 인내했고 부와 존귀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그들이 사치와 안락에 빠져 큰 성당 건물을 자랑하고 하나님께 매달리지 않으니 나폴레옹에게 침략 받아 몰락하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독립하였으나 북한의 침략으로 인한 한국전쟁의 쓰라린 폐허 속에서도, 하나님께 매달려 교회를 크게 짓고 경제 대국이 되었고 풍요롭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교회는 예수님 없는 신학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시끄러운 교회를 피해 조용한 교회를 찾는 이 때, 우리에게 베네치아의 그림자는 너무나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견고한 피난처가 있으며 사망의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신다는 성경말씀을 기억나게 한다. 부와 지식을 자랑하지 말고 다시 우리 하나님께 매달리는 한국 교회와 교인이 되기를 기도한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