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개소식 특별강연… “의대생이여, 세계를 치료하라”
입력 2012-08-13 20:17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었던 고(故) 이종욱 박사의 이름을 딴 이 의학센터는 국제의료문제에 대한 연구와 국제사회 공헌을 위해 설립됐다. 불과 50여년 전 의료 원조를 받는 처지였던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원조국’이 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반 총장은 ‘의대생이여, 세계를 치료하라’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세계의 병을 고치겠다는 생각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며 “제가 직접 수술하거나 약을 처방하지는 못하지만 의사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은 적극 처방하고 수술도 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고 이종욱 박사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반 총장은 “이 박사는 한국인 최초의 국제기구 관리자였다”면서 “그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들었을 때 세계보건기구 장(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무사히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은 “며느리가 레지던트로 예비 의사”라며 “손녀딸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이바이(bye-bye)’일 정도로 의사라는 직업이 바쁘고 힘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소식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사무소 신영수 사무처장도 참석했다. 신 사무처장은 “한국은 최빈국에서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안으로 도약한 전 세계 유례없는 나라”라며 “보건 의료를 발전시킨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개발도상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앞서 덕성여대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 폐회식’에 참석, 유엔과 세계에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여성 리더십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반 총장은 공자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인용하며 “사무총장으로서 먼저 유엔부터 여성의 진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의 가장 어려운 평화유지 작전 지휘관으로 여성을 임명했고, 나의 선임 법률자문을 비롯해 유엔 대부분의 고위 경찰도 여성”이라며 “유엔이 중간관리층에서 여성의 대표비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에게 우주에 들고 나간 유엔 깃발을 선물 받은 일화를 소개하며 “그 파란 깃발은 여성이 우주를 포함해 어디든 갈 수 있고 유엔의 가치와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