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영남의 DJ”… 김문수, 사정없는 ‘朴때리기’ 왜?

입력 2012-08-13 19:46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박근혜 때리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서는 막가자는 분위기로 인해 경선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13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오만의 낭떠러지에 있다” “영남 DJ(김대중 전 대통령)다”는 등 독설을 쏟아냈다. DJ 비유는 새누리당 내에서 수위가 높은 비난에 속한다.

김 지사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위원장이 오만의 낭떠러지에 있다”며 “대세론에 취하면 오만과 불통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완제품이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반제품이다. 안 원장은 민주당과 결합해 어떤 변조를 이룰지 모르니 누가 이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과 안 원장 모두 고정 마니아층이 있는데, 박 전 위원장은 영남 DJ같더라”고 쏘아붙였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은 현재 청렴 의지가 아예 없다”며 “나에게 비리와 관련한 당의 쇄신을 맡긴다면 (동화은행 비리 전력이 있는) 박 전 위원장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부터 날리겠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도 싹 다 자르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공천 비리 더 터질 거다. 나한테도 공천 관련해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공동선대본부장인 신지호 전 의원도 가세했다. 신 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영희 의원이 현기환 전 의원보다도 (친박계 핵심인) 서병수 사무총장과 훨씬 더 친하다”며 “서 총장이 홍준표 대표 시절에 현 의원에게 당직을 줄 것을 홍 전 대표 측에 부탁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 지사가 박 전 위원장을 강도 높게 성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지사는 “경선에 참여한 이상 비판도 해야지 가만있으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전 의원도 “검찰 수사 결과 매관매직한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헌법질서 파괴행위이고, 그 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박 전 위원장이 된다면 본선 과정에서 야당이 조용하게 넘어갈 리가 있겠느냐”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검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당내 경선의 다자구도를 ‘박근혜-김문수’ 양자구도로 만들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킴으로써 경선 이후 당권을 노리는 등 차기를 도모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는 박 전 위원장이 본선에서 낙마할 경우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