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파산 경보’… 미장원 등 공중위생업소 10곳 중 5곳 연매출 2000만원 안돼
입력 2012-08-13 22:40
이발소, 미장원, 세탁소, 목욕탕, 여관 등 공중위생업소 10곳 중 5곳은 연 매출액이 2000만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서 임대료, 세금, 종업원 월급, 운영비 등이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파산 직전의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3일 발표한 ‘공중위생수준 제고를 위한 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면접조사를 실시한 전국 1760개 숙박·목욕·이용·미용·피부미용·세탁업소 가운데 48.4%는 연간 매출액이 2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용업소(88.7%) 대부분과 세탁업소(62.3%) 상당수는 연간 2000만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연간 매출액 4000만원 이상인 곳은 이용업소의 1.7%, 세탁업소의 10.1%에 불과했다. 이용업·미용업·피부미용업·세탁업은 약 60% 이상이 월평균 37만∼129만원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월세 세입자들이었다. 연 매출 2000만원인 업소의 경우 월평균 167만원씩 벌어 매출의 22∼77%를 임대료로 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숙박업과 목욕업은 부채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숙박업소 80.7%, 목욕업소 82.7%는 건물을 소유하면서 업소를 운영해 임대료 지출 부담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부채 규모가 숙박업의 경우 평균 8억9600만원, 목욕업은 8억6600만원으로 상당한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 업소의 62.5%는 부채의 부담을 안고 운영 중이었다.
운영상태에 대해 ‘어렵다’거나 ‘매우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80.6%였다. 특히 목욕업소(93.4%)와 이용업소(91.5%)는 10곳 중 9곳 꼴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망도 어두웠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는 업소가 75.4%나 됐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5.8%뿐이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곳이 42.4%, 폐업이나 업종 변경을 고려하는 곳이 23.5%로 나타났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