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월15일 현 의원과 수차례 연락 주고받은 사실 확인… ‘3억원 전달’ 조기문 구속수감

입력 2012-08-14 00:31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3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구속됐다. 이에 따라 검찰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부산지법 김수정 영장전담판사는 13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조씨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3억원 수수의 핵심 고리인 조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3억원의 종착지로 의심되는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조만간 현 전 의원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조씨가 제보자인 현 의원의 비서 정동근씨로부터 3억원을 전달받은 지난 3월 15일 지인 이모씨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실을 포착하고 이씨를 지난 10일 소환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조씨가 현 전 의원에게 문자를 보낼 때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를 할 때 수시로 폴더형의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건 당일 조씨와 ‘알았습니다’라는 문자를 주고받은 상대 휴대전화 사용자와 현 전 의원의 관련성을 추적하면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당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정씨와 헤어진 뒤 2시간가량 호텔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때 행적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현 의원은 오후 9시 전후 서울 강남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조씨가 현 전 의원을 직접 만나지 않고 제삼자를 통해 전하거나 다른 날 전달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현 의원이 현 전 의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씨에 건넨 3억원에 달러, 엔, 유로 등 외환이 상당히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 의원의 남편 임모씨는 3월 8~12일 2만2000유로를 환전했고 압수수색 당시 그의 회사 금고에도 달러와 유로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천헌금에 여러 외환을 섞었다는 게 ‘상식 밖’이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은 또 4월 전후 임 회장의 여러 계좌에서 거의 매일 상당한 현금이 인출된 내역을 확인하고 현 의원이 불법 자금을 광범위하게 뿌린 정황에 대한 수사 속도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이번에 드러난 현 의원의 공천헌금이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공식 재산 신고액만 180억원이 넘는 현 의원은 정치권 입문 후 선거 때마다 수억원을 뿌렸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 일정 상 검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 내용 이외 부분까지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현 의원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부산=이영재 정현수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