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실질금리 4년 6개월만에 최고… 은행들 금리 내렸는데 대출자 이자부담은 커져
입력 2012-08-13 18:52
은행들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도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실질 이자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양도성예금증서(CD) 실질금리는 연 1.84%로 2008년 1월(1.91%)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로 대출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리다.
CD 금리는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에 0.2% 포인트 하락해 지난달 평균 연 3.34%를 기록했다. CD 금리 연동 대출자들이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5%(전년 동기대비)에 그치면서 실질금리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표금리의 기준인 국고채 3년물 실질금리도 지난달 1.51%로 2009년 11월(1.92%) 이후 가장 높았다. 6월 기준 코픽스 실질금리도 1.42%로 2010년 1월 지수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잔액기준 코픽스 실질금리도 1.70%로 역대 최대다.
문제는 은행 대출 대부분이 CD 금리나 코픽스에 연동된다는 데 있다. 물가, 소득 수준 등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자 대부분의 이자부담이 한층 커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분기 은행권 전체 대출 1079조원 가운데 CD 연동 대출이 324조원, 코픽스 연동 대출이 154조원으로 전체의 44.3%를 차지했다. 변동금리 대출액은 686조원으로 63.5%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질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가 악화되고 기업대출이 줄어들어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