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자존심 믿으라더니… 미샤 ‘꼼수’ 소비자 뿔났다
입력 2012-08-13 17:38
“더 이상 값비싼 수입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최근 해외 브랜드와 비교 품평을 시도한 미샤의 광고 문구다. 저가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미샤’가 해외 명품 브랜드의 ‘미투(Me Too) 제품’ 양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이어 갈수록 비싸지는 가격책정으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가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화장품 가격 인상을 현실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샤는 해외 명품 브랜드와의 ‘비교 품평’ 마케팅을 실시하며 교묘하게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에스티로더의 일명 ‘갈색병’과 비교 광고를 선보인 ‘나이트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의 가격은 50㎖에 4만2000원이다. 에스티로더의 갈색병이 15만5000원에 판매되는 것에 비하면 약 4분의 1 가격이지만 미샤의 기초 라인 제품들과 비교할 때 약 1.5∼2배 가격이 높다. 또 랑콤 마스카라와의 비교 품평을 시도한 ‘시그너처 테크니컬-업 마스카라’의 가격은 2만1800원으로 미샤의 ‘저렴이’로 통하는 4D마스카라 제품에 비해 7배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해외 유명 제품을 모방한 후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3배 높게 책정해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미샤가 최근 출시한 ‘동백골드샴푸’는 시세이도의 헤어케어 브랜드 ‘츠바키’의 ‘동백샴푸’와 색상부터 제품용기, 광고문구까지 유사하다. 하지만 제품 가격은 출시 초창기에 내놓은 ‘미샤 오리엔탈 동백 샴푸’가 3500원인데 반해, 이후 일부 성분을 추가해 내놓은 ‘미샤 동백 골드 샴푸’는 1만2800원으로 약 3배 비싸다.
직장인 최모(31)씨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유사 제품을 만들고 교묘하게 가격까지 올리는 것을 보면서 미샤 제품에 대한 믿음이 떨어졌다”며 “명품 브랜드보다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3300원의 신화’는 없다는 불만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2007년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3000원∼1만원 이하의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고가 라인이 많아진 탓이다. 가격 파괴를 외치던 미샤는 2007년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1개당 4만∼5만원인 고가 라인을 대폭 늘렸다. 실제 ‘초보양 소생 크림’이 4만5000원, ‘타임 레볼루션 링클 큐어 멜팅 리치 마스크 크림’은 4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샤 관계자는 “고기능성 라인에 대해서만 3만∼4만원대의 가격이 적용될 뿐 가격이 크게 인상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