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주치의] 고혈압 환자 여름나기 비결은 “꾸준한 치료제 복용”
입력 2012-08-13 17:32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첫 사망자는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던 70세 여성이었다. 특히 이 여성은 폭염으로 인한 심인성 사망으로 확인돼 고혈압 환자의 여름철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겨울철에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로 인해 체력이 약해지는 고령 환자는 여름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11∼3월 월평균 5836명, 6∼8월 월평균 4380명으로 한여름에도 발생률은 많이 줄지 않는다. 왜 여름철에는 혈압이 떨어져도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게 유지가 될까?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경우가 많다. 기온이 높은 실외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와 에어컨과 같은 찬 공기에 노출되면 무더위로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게 돼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반대로 실외로 나가면 더운 실외 공기가 피부에 닿으면서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 이러한 온도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폭염에 사망한 70세 여성 고혈압 환자와 같은 약물 복용 환자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심혈관 질환은 아주 덥거나 추운 날씨, 환절기에 더 증가한다.
혈압관리는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 속 관리 역시 중요하다. 특히 여름 운동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상태가 되면 체액의 감소로 혈압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평소보다 혈액 밀도가 높아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시원한 곳에서 1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고 운동 중에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자주 물을 마셔주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고혈압 치료제 복용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혈압이 낮아졌다고 생각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더 많아 질 수 있다. 혈압을 자주 측정하면서 현재 복용하는 약물을 유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두 가지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를 결합해 복용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가 출시돼 있다. 특히 혈압관리가 어려운 중증 고혈압 환자,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 당뇨병 등과 같은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권할만한 약물이다. 고혈압은 평생 동안 조절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매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한편 꾸준한 약물 복용이 건강한 여름나기 비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