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품은 울릉도 천혜환경… 한반도를 ‘치유’하다

입력 2012-08-13 17:30

광복 67주년 맞아 독도·울릉도 르포

“울릉도에 병을 고치러 왔다가 눌러 앉은 양반들이 모르긴 몰라도 수백 명은 될 겁니다. 약장수 같은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경험해 보면 아실 겁니다.”

울릉도에서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는 김영호(44·가명)씨는 4년 전 울릉도행을 결심했다. 원래는 서울 성수동의 한 인쇄소에서 인쇄기술자로 일을 했다. 탁한 공기와 인쇄약품 때문에 김씨는 늘 아토피와 비염을 달고 살았다. 계속 되는 업무에 김씨의 증상은 점점 심해져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물 좋고 공기 좋은 울릉도의 자연환경에 대해 들었다. 김씨는 그 길로 혼자 울릉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 현재는 김씨와 김씨 가족 모두가 울릉도 주민이 됐다. 김씨가 달고 살다시피 했던 아토피와 비염은 신기할 정도로 많이 호전됐다. 김씨는 하루 일과가 끝나면 울릉도의 끝자락 추산의 밤하늘을 걷는다. 맑디맑은 밤공기와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전경은 김씨가 울릉도에 눌러 앉은 가장 큰 이유다.

광복 67주년을 맞아 찾아간 울릉도와 독도. 일본이 독도를 자꾸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항상 시끌벅적한 곳이지만 평생 살아온 섬 주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분쟁의 역사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다.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는 일본의 망언에도 울릉도·독도 주민들은 조용하다. 오히려 일본의 망언은 독도를 겨울과 여름 태풍, 장마를 빼곤 매일 관광객들로 넘쳐나게 만들었다. 한해 평균 40만 명이 우리 땅 독도가 주는 가슴 뭉클함을 느끼기 위해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한 독도 땅을 밟는다. 독도를 품은 울릉도의 맑은 공기와 천혜 자연환경은 덤이다. 때론 김씨처럼 천혜환경을 벗 삼아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육지인도 늘고 있다.

◇화산섬 울릉도… 생명의 원천 ‘용출수’= 화산섬인 울릉도는 3무(無, 도둑 거지 뱀), 5다(多, 향 풍 미 수 석)의 천연 공원으로 섬 전체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 절벽을 통해 폭포 형태의 엄청난 용출수가 곳곳에서 솟아난다. 울릉도의 식수원으로 공급되고 있는 용출수는 하루 2만4000톤이 마르지 않고 흐른다. 비누칠을 한 것처럼 매끈매끈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섬 전체에 퍼진 향나무는 구토와 설사, 감기, 관절염, 세균성 질환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잎을 달여 계속 복용하면 뼈마디 아픈 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이영순(46·울릉군 북면 추산리)씨는 “용출수는 목욕을 해도 쉽게 몸이 건조해지지 않아 아토피 질환과 각종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높다”며 “향나무는 피로회복에 좋아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자랑했다.

◇응급환자 발생시 육지와 신속 대응=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에 응급상황이 생기면 국군수도병원과 원격으로 화상진료를 한다. 급할 경우 응급헬기를 띄워 신속히 후송도 가능하다. 울릉도는 몇몇 개인 의원을 제외하면 울릉도보건의료원이 이곳 주민들의 주치의 노릇을 한다. 울릉도보건의료원은 현재 김영헌 보건의료원장과 21명의 전문의가 상주하며 울릉도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진료입원실은 20병상, 한해 평균 6만 여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1차적인 수술이 가능한 의료장비가 갖춰져 있다.

울릉도·독도=조규봉 쿠키건강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