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서울 개포동 우양교회
입력 2012-08-13 18:02
“당장 쫓겨날 위기지만 의지할 것은 기도 뿐”
“하루하루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이 견딜 수 없이 힘들지만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살아남을 것입니다.”
13일 기자가 서울 개포동 우양교회를 찾아갔을 때 김순용(73) 목사는 건물 지하에 있는 50㎡(15평) 남짓한 교회에서 혼자 기도하고 있었다. 허름한 예배당 한쪽에 오래된 에어컨 1대가 있었지만 김 목사는 그것을 켜는 방법을 몰랐다. 전기·수도세 등을 수개월째 내지 못하다 보니 에어컨을 켤 일이 없었던 것이다.
24년째 우양교회를 이끌고 있는 김 목사는 3년 전 살던 집을 팔고 사모(72)와 함께 교회로 들어왔다. 눅눅한 건물 지하에서 변변한 냉난방 없이 지내다보니 노부부의 건강은 나빠지기만 했다. 폐가 좋지 않은 김 목사는 아침에 일어나면 목에서 자꾸 피가 나온다고 한다. 이런 열악한 공간마저 월세가 많이 밀려 올해 안에 비워줘야 할 처지다.
3년 전 김 목사 본인의 건강 악화(폐암 수술)와 아들(42)의 사업 실패 등 악재가 한꺼번에 찾아오면서 교회가 몰락하기 시작했다. 한때 60∼70명에 달하던 교인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현재 남아있는 성도는 단 7명. 대부분 특별한 거처 없이 공원 등지에서 숙식하며 재활용품을 주워 파는 일로 연명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헌금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 목사 부부는 그동안 들어놓은 보험을 모두 깼고 금붙이 등도 전부 팔았다. 김 목사는 “이제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살아서 쓰임을 받는 게 효도하는 것”이란 깨달음을 얻고 자살 생각을 접었다.
부도를 내고 파산선고를 받은 아들은 집을 나가 수개월 동안 노숙 생활도 했다. 김 목사가 “하나님이 죽게 하시면 같이 죽고 살리시면 같이 살아야지 헤어지지는 말자”며 데려왔다. 안양대 신학과 출신인 아들은 다시 마음을 잡고 지난해 신학대학원에 들어갔다. 1년 공부는 마쳤지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아직 복학을 못하고 있다.
김 목사 부부는 막다른 곳에 몰려 있는 상황인데도 자신보다 어렵고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김 목사는 매일 동네 공원에 나가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 노숙인들에게 커피를 주고 말동무하다가 교회로 데려와 밥을 먹이기도 한다. 예전에 함께 일하다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전도사 부부가 부르면 그곳으로 가 병들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간호사 출신인 김 목사 사모는 복지관·병원 등에서 노인 간병이나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있다.
김 목사는 “그동안 거저 얻은 물질을 모두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는 등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왔다”면서 “지금은 비록 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지만 하나님이 좋은 예배처를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에 노숙인들을 목욕시키고 깨끗한 잠옷을 입혀 재울 수 있는 시설을 꼭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교회들은 청원서, 교회(자기)소개서와 기타 서류를 제출하면 이를 취재해 보도하고 후원자들의 명단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어려운교회돕기 성금 명단(단위:원)
△이해자 100만 △전정복 최영옥 50만 △김금란 20만 △박현숙 심선희 황현옥 이종군(김귀태) 김우성 유미영 10만 △안정란 박은초 주경애 양선수 익명 5만 △황성진 유지활 김화영 이영수 문인근 3만 △김윤희 황인숙 윤용길 2만 △이영래 1만
◇후원금 접수
- 국민은행 : 538801-01-295703 (예금주:한영훈-세복협)
- 신한은행 : 100-026-263928 (예금주:한영훈-세복협)
◇문의 및 서류 접수
-세계복음화협의회(02-2608-0111)
글·사진=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