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막판 스퍼트’ 되레 수험생활에 역효과
입력 2012-08-13 17:30
수능 D-86… 수험생 건강관리 이렇게
수능이 다가오면 수험생들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누구나 막연한 불안감과 부정적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입시와 시험에 대한 과도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건강의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무리하게 수면을 줄이고 학습량을 늘리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보기 쉽다. 이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던 선수가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해오다 막판 무리한 스퍼트로 결승선 앞에서 넘어지는 이치와 같다.
수험생과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앞으로 남은 시기를 ‘무리한 막판 스퍼트’로 생각해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스트레스성 장애로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험생의 질환별 건강수칙은?=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입시가 다가오면 수험생은 오랜 기간의 입시준비로 인한 체력저하와 함께 과도한 스트레스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며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는 무리하지 않는 규칙적 생활과 영양관리가 필요하고 입시에 대한 강박감을 이겨낼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 유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시기 수험생이 흔히 직면하는 건강상의 문제들은 △신경계 질환(긴장성 두통, 편두통) △위장계 질환(과민성대장증후군, 기능성 위장장애, 위염) △근골격계 질환(요통, 견통, 경부통) △정신질환(우울증, 불면증, 강박장애) △기타(흡연, 약물중독, 사고) 등이다.
대부분의 질환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입시 준비로 육체적 저항력이 고갈된 데다 정신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가 겹쳐 다양한 증상으로 몸에 이상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나타난다. 육체적 한계가 화약으로 내재돼 있다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도화선으로 폭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부모들 역시 이 시기가 되면 수험생 못지않게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부모의 불안, 초조감이나 지나친 격려는 오히려 수험생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운동으로 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양현 교수는 “공부 중에도 규칙적인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의 피로도와 경직을 풀어주고 가볍게 땀이 밸 정도의 적절한 운동(조깅,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등 몸의 큰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음식은 평소대로 고르게 섭취하고 비타민,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한 계절음식으로 식욕이 떨어지기 쉬운 수험생의 영양섭취를 돕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운동부족으로 질환 발생할 수 있어=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다가오는 가장 큰 중압감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적인 두통, 피로감, 화장실을 수없이 들락날락해야 하는 기능성 위장장애, 불면증, 불안증, 강박 신경증 등 공부도 안 되면서 멍하게 지내게 되는 정신질환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겪게 된다.
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양한 질병들을 예방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며 “일반적 건강관리 원칙을 지키고 만약 여러 건강장애 증상이 계속되고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우선 적절하고 일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둘째로는 공부하는 중간 중간 적절히 휴식시간을 갖도록 한다. 이때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잠시 걷거나 심호흡을 하고 목이나 어깨, 허리 등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주는 체조를 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경견완장애 예방에 좋다.
세 번째는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미 이전 식사를 마친지 8∼12시간이 지난 후다. 많은 연구에서 아침식사는 정신적이나 육체적 작업능률을 올리고 실수를 줄여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네 번째로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한 방법이다. 김미영 교수는 “평소 적절한 식사와 운동 등으로 건강을 잘 지키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이 시기의 수험생들은 새롭게 가중된 스트레스의 무게를 잘 조절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여러 가지 면에서 가족들의 적절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송병기 쿠키건강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