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북서부 강진 250여명 사망… 타브리즈 인근 도시 초토화
입력 2012-08-12 19:55
이란 북서부에서 11일(현지시간) 두 차례 강진이 발생해 최소 250명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건물 잔해에 깔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대 지진학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3분쯤 동아제르바이잔주 수도인 타브리즈 북동쪽 60㎞ 지점에서 진도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11분 뒤 타브리즈에서 49㎞ 떨어진 곳에서도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차례 강진 외에도 여진이 최소 17차례 이어졌다.
연이은 강진으로 타브리즈 인근 도시들은 초토화됐다. 진앙인 아하르와 하리스에서는 각각 45명과 50명이 숨졌고 인근 바르자칸에서도 40명이 사망했다.
구조팀이 무너진 흙더미와 벽돌을 치우자 여성과 아이들이 서로 엉켜 숨진 참상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근처 60개 마을에서도 지진 여파로 건물과 가옥 절반 이상이 무너지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피해 지역에는 전화를 비롯한 모든 통신이 두절됐다.
이란 보건당국은 구급차 48대와 수혈용 혈액 500개를 현장에 급파하고 구조팀 66개조와 수색견을 동원해 건물 잔해에 깔린 부상자 구출에 나섰다. 주민들은 여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원이나 길바닥에서 밤을 보내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란 적신월사(이슬람권 구호단체)가 긴급 대피한 주민 1만6000명을 위해 종합운동장에 임시 텐트 3000개를 포함해 담요와 음식을 제공했지만 많은 이들이 마실 물과 빵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주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피해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주요 단층선에 위치해 있어 지진 피해가 잦다. 2003년 남동부 케르만주 도시 밤에서 진도 6.6의 강진으로 3만명이 숨졌고, 1990년에도 카스피해 인근 지진으로 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