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축구 종주국서 코리아 신기원 열다

입력 2012-08-12 22: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메달을 안긴 태극 전사들이 당당히 금의환향했다.

12일 오후 4시40분쯤 축구대표팀이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항은 환호로 가득 찼다. 현장을 가득 메운 축구 팬과 선수가족, 취재진 등 1000여명은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박주영(아스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셀틱) 등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뜨겁게 맞았다. ‘대한민국 축구팀, 눈물과 땀으로 이뤄낸 여러분의 성과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이들을 맞은 팬도 있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소녀팬’들의 대거 등장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태극전사들이 모습을 나타내자 환호를 지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선수단은 곧바로 공항 1층 밀레니엄홀로 이동해 해단식 겸 기자회견을 가졌다. 선수들의 표정은 수많은 시민의 뜨거운 환영에 당황한 기색도 엿보였지만 모두 밝게 웃고 있었다. 홍 감독은 “런던으로 떠나기 전 국민들께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3년 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훌륭한 선수들과 3년 이상 시간을 보낸 것은 감독으로서 영광”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수들은 국내 프로축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박주영은 “축구팀을 응원하고 아껴 준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올림픽 기간동안 대표팀과 팬 여러분이 나눴던 교감이 K리그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성용도 “이 열기를 가지고 K리그에서도 뜨겁게 응원해 주셨으며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은 2년 뒤 열릴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구자철은 “아직 우리 대표팀은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런던에서 유럽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비롯해 얻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던 박종우(부산)는 함께 입국했지만 해단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 전원이 입국했지만 박종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공식석상에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기자회견에서도 박종우에 관한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인천공항=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