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박주영 氣 살린 홍명보 ‘믿음의 리더십’
입력 2012-08-12 21:35
대한민국 축구는 또 한 번 그에게 큰 빚을 졌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 홍명보(43). 그의 축구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믿음’이다. 원톱 박주영(27)이 예선전과 8강전에서 부진했을 때에도 그는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3∼4위전에서 한국이 박주영의 결승골로 일본을 꺾은 뒤 그는 말했다. “언젠가는 박주영이 해 줄 것으로 믿었다. 그는 팀을 위해 최고의 노력을 다했다.” 그의 믿음은 박주영의 투혼을 일깨웠다. 한국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전반 38분 박주영의 결승골과 후반 12분 구자철(23)의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병역 회피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자 그는 “박주영이 군대에 안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한마디로 논란을 일축시켰다.
박주영은 홍명보호의 ‘정신적 지주’였다. 주장 완장은 구자철이 차고 있었지만 팀의 중심엔 그가 있었다. 그는 묵묵하게 후배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로 의기소침해 있었다. 이를 간파한 홍 감독은 인터뷰 때마다 “박주영을 믿는다”는 말로 그의 부담을 줄여 주었다.
박주영은 후반 41분 김현성과 교체된 후 그라운드 가장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홍 감독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스승은 제자를 끝까지 믿었고, 제자는 숙명의 한·일전에서 결승골로 그 믿음에 화답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