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노메달 울지마! 감동은 금메달이야… 여자 배구·핸드볼 아쉬운 4위
입력 2012-08-12 19:49
‘빈손이지만 희망을 봤다.’
나란히 준결승에 올랐던 여자 배구팀과 여자 핸드볼팀이 아쉽게 4위로 런던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불굴의 투혼으로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4년 후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여자 배구팀은 11일(현지시간) 열린 3-4위전에서 일본에 0대 3으로 졌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른 것만으로도 위대한 승리였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15위로 본선에 오른 12개 팀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세계랭킹 1위) 브라질(2위) 중국(3위) 세르비아(7위)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배정돼 조별리그 통과도 불투명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을 재현하겠다며 ‘어게인 1976’을 내걸었지만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여자 배구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미국에 패했지만 우리나라에 역대 전적 7전 전패를 안겨준 세르비아와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연파하고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8강전에서는 강호 이탈리아(4위)마저 물리쳤다.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미국의 벽에 가로막혔지만 주포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 배구와 악착같은 근성으로 메달보다 값진 감동을 선사했다.
여자 핸드볼팀은 스페인과의 3-4위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9대 31로 석패했다. 그러나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많다. 여자 핸드볼은 세대교체 와중에서 이번 런던올림픽을 맞았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 주역 상당수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으며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많았다. 세계선수권 1∼4위 팀인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와 같은 조에 편성돼 8강 진출도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덴마크를 물리치고 노르웨이와 비기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 젊은 팀이었지만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에 부끄럽지 않은 끈끈하고 악착같은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김온아(인천시체육회) 정유라(대구시청) 심해인(삼척시청)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3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4년 뒤를 기약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