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형 코란도C 타보니… 오프로드에선 강렬하게 도심에선 우아하게
입력 2012-08-12 22:04
코란도(Korando)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의 줄임말이다. 이 땅에 자동차가 드물던 1974년 신진자동차의 합작회사가 만든 지프에 연원을 두고 있다. 한국 기네스북에 국내 최장수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몇 차례 주인은 바뀌었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쌍용자동차가 맡아 정통 오프로드 4륜 구동의 기조를 지키고 있다.
2012년형 코란도C는 4세대 모델이다. 2005년 단종 당시의 3세대까지는 지프 형태였다. 이번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변신했다. 유명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참여해 전면은 남성미를 뽐내는 우람한 모습으로, 측면은 볼륨감 있는 실루엣으로 완성했다. 오프로드에선 강렬하게, 도심에선 우아하게 몰아달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시동버튼을 누르고 저속으로 달리면 먼저 묵직함이 느껴진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한국 지형에서는 중·저속에서 힘이 좋아야 연비도 좋다. 가장 저렴하고도 가벼운 CHIC 모델은 ℓ당 20.1㎞의 동급 최고 연비를 자랑한다.
오토매틱으로 엑셀만 밟았다 뗐다 할라치면 사실 SUV를 탈 이유가 없다. 코란도C는 자동변속 모델도 변속기를 ‘D’옆의 ‘M’으로 한 칸 옮겨 놓고, 수동처럼 기어를 마음대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그때마다 181마력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 손끝에 전달된다. 운전자는 신난다. 하지만 가족을 뒤에 태웠다면 불평을 들을 수도 있다. 정통 오프로드 차량이라서 뒤틀림을 방지하는 프레임은 우수한데 이 때문에 뒷자리 들썩거림이 있다. 물론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SUV가 아니라 세단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코란도C는 쌍용차에게 부활의 신호탄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6만6708대를 팔았다. 강한 차체와 탄탄한 주행력을 중시하는 러시아, 북유럽 등에서 특히 선호한다.
지난 38년간 코란도가 부침을 겪는 사이 한국은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했다. 아직 정리해고와 공장폐쇄의 내홍이 남아있는 쌍용차가 다시 SUV 명가의 지위를 얻기 위해선 안팎의 구성원에게 코란도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초심 말이다.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