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결산… ‘예그린 어워드’ 우수 창작 작품 2편 선정 1억씩 지원

입력 2012-08-12 18:06


지난해 한국 뮤지컬 무대에 오른 작품은 약 150편. 이 중 우리 손으로 쓰고 기획한 창작뮤지컬은 100편 정도로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작 돈벌이가 되는 것은 ‘위키드’ 같은 대형 라이선스 작품들이다. 창작 뮤지컬이 대부분 200∼300석 규모의 소극장용이라면, 수입 뮤지컬은 2000∼3000석 규모의 대형극장 무대에 오르고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는 25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최근 급성장했지만, 외국에서 가져온 뮤지컬의 공이 컸던 게 사실이다.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이런 현실에서 시작됐다. 창작뮤지컬을 대중에게 알리고 좋은 작품을 선정해 지원해보자는 것이다.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국뮤지컬협회의 송승환 이사장은 “우리 뮤지컬이라는 이유로 관객에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창작 뮤지컬 콘텐츠 개발로 당당히 관객과 만나야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6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한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13일 막을 내린다.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기록하는 문화명소 ‘명예의 전당’을 개관했고, 시상식 ‘예그린 어워드’를 만들었다.

1년 동안 가장 주목받은 뮤지컬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갈라쇼’와 한국 뮤지컬 산업의 문제를 진단하는 콘퍼런스, 한국 뮤지컬 5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기획 전시 등이 이어졌다. 또 우수한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그린 앙코르’도 치러졌다. 여기서 뽑힌 두 작품에는 각각 국고 1억 원씩 지원되며, 이 중 최우수작품에게는 충무아트홀 소극장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서울이라는 뮤지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감안해보면 축제 기획이 다소 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미 국내 뮤지컬계에는 ‘한국 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라는 두 개의 시상식이 있다. 라이선스뮤지컬도 시상에 포함되는 두 상과 달리 ‘예그린 어워드’는 창작 작품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차별점은 있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또 하나의 상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아직은 ‘우리 행사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뮤지컬인이 적지 않은 것도 주최 측이 풀어야 할 숙제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