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시달리던 탤런트 부인, 세 아들 살해
입력 2012-08-10 21:43
생활비 문제로 남편과 다툰 뒤 가출했던 30대 여성이 모텔에 함께 있던 아들 3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아들들 시신과 4일 동안 같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는 10일 친지와 주변인들에게 돈을 빌려 쓴 사실이 남편에게 알려지고 친지들로부터 빚 독촉을 받자 아들 3명(8세·5세·3세)을 데리고 가출한 뒤 아이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38·여·서울 봉천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경위, 사인을 가리기 위해 아들 3명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20분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한 모텔 객실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숨진 아들들은 객실 침대 이불에 덮인 채 나란히 누워 있었고, 김씨는 벽에 기대 쪼그리고 앉아 멍하니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지난 6일 저녁 ‘아이들이 잠들었을 때 베개로 얼굴을 눌렀다’고 진술할 뿐 공황상태여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탤런트인 남편 A씨(46)와 1999년 결혼한 김씨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주변인들에게 1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대까지 돈을 빌려 썼다. 심지어 아이들의 유치원 교사에게도 돈을 빌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사실을 남편이 최근 알게 돼 다툰 김씨는 지난 5일 낮 12시쯤 아들 3명을 데리고 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은 이틀 뒤인 7일 서울 관악경찰서 봉천지구대에 가출신고를 했다.
그러나 김씨의 남편은 경찰에서 “생활비를 충분히 줬다”면서 “아내가 우울증 증세가 약간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8일 모텔 인근 가게에서 빌린 휴대전화로 돈을 빌려 썼던 여성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을 해 김씨를 찾아냈다.
안양=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