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입력 2012-08-10 19:23

지속적인 판매 감소로 위기에 처한 르노삼성자동차가 희망퇴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르노삼성차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차는 10일 기업회생 방안의 하나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받으며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이직을 위한 전문 상담도 실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기준으로 2위에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올해 국내 판매와 해외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나 줄어든 8만3062대에 그쳤다.

지난달 르노삼성차의 모회사인 르노닛산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이 한국을 찾아 2014년부터 닛산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로그 생산을 위해 르노삼성차에 1700억원을 투자하고 영업력과 마케팅 강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단기적으로 상황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효과는 2014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고 국내 판매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2000억원을 넘긴 데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며 “비용절감이나 자체적인 경영개선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