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사건 서둘러 덮자”… 사법당국 발빠른 행보
입력 2012-08-10 19:12
‘보시라이 사건 지우기’를 위한 중국 사법 당국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보시라이 사건을 수면으로 끌어올린 주역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에 대한 재판이 다음 주 중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 중급인민법원은 또 이날 구카이라이 사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충칭시 공안 간부 4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구카이라이의 고의살인 혐의에 대한 심리가 이뤄진 9일 “이들 4명이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법을 왜곡한 죄’로 지난달 30일 기소됐다”고 처음 보도했다. 구카이라이에 대한 심리가 끝나자마자 왕리쥔과 그의 수하에 있었던 공안 간부 4명에 대한 재판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다. 올가을 공산당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보시라이 사건을 서둘러 덮으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왕리쥔은 반역죄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역죄의 경우 사형에 처해지게 돼 있지만 왕리쥔이 조사 과정에서 보시라이 일가의 비리를 밝힌 점을 인정받아 관대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SCMP는 밝혔다.
구카이라이에 이어 하루 뒤 같은 법정에 서게 된 피고인 4명은 궈웨이궈(郭維國) 전 충칭시 공안국 부국장, 왕펑페이(王鵬飛) 전 충칭시 공안국 기술수사총대장, 리양(李陽) 전 충칭시 공안국 형사경찰총대장, 왕즈(王智) 전 충칭시 사핑바구 공안분국 부국장 등 4명이다.
이들은 한때 ‘충칭시 공안국 4대 천왕’으로 불렸으며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에 의해 독살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그녀를 비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왕펑페이의 경우 죽은 헤이우드의 혈액 샘플을 확보한 뒤 구카이라이의 협박에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는데도 기소돼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CMP는 “재판을 포함한 보시라이 사건 처리를 둘러싼 모든 절차는 당국의 사전 각본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