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콘텐츠 감동 흥행도 성공… 8월 12일 폐막 ‘여수 엑스포’
입력 2012-08-10 19:09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93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일 폐막된다.
대체로 ‘성공한 박람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불리한 지리적 조건과 폭염 등의 악재 속에서도 주제 구현(전시 내용)과 관람객 수(흥행 정도) 등 박람회의 성공개최 척도를 비교적 충족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국 위상을 보여준 박람회=바다를 주제로 한 첫 박람회인 여수엑스포는 다양한 전시관과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다. 총 80개 전시관이 바다를 배경으로 25만㎡에 이르는 박람회장 곳곳에 설치됐다. 기후 변화와 해양자원개발, 해양보전 등 전 지구적 이슈를 통해 바다와 인류의 공존을 부르짖고,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등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호리가와 도쿄대 명예교수는 “박람회 주제가 교육적 요소와 재미, 감동적 요소를 모두 갖춰 관람객들의 호응이 컸다”며 “여수엑스포는 지난 6번의 박람회 중 가장 뛰어난 주제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도 “왜 한국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극찬했다.
흥행면에서도 폐막을 이틀 앞둔 10일 현재 총 관람객은 770만명을 돌파해 목표치 800만명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어서 나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여수에 남긴 것=인구 30만명의 중소도시 여수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역발전을 20년 이상 앞당기는 큰 수확을 거뒀다. 무려 8조5000억원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투입돼 철도·도로·다리 등을 넓히고 새로 놓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됐다. 전남 동부권의 교통지도도 바꿔 놓았다. 변방 여수가 3시간 경제권으로 변했다. 여수시 도로계획계장 서유권(54)씨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적극 투자한다고 해도 이 같은 SOC 확보에는 20∼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수시민들은 세계박람회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민간차원에서 청결·질서·친절·봉사 등 4대 운동을 벌이며 무리 없이 잘 치러냈다는 데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
박람회 여수시준비위원회 사무처장 김현수(50)씨는 “시민들 사이에 자신감과 공동체 의식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후 활용 문제=최근 여수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사후활용 방안의 기본방향을 확정, 국토해양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박람회장 내 한국관과 주제관, 빅오(Big-O) 해상시설, 디지털갤러리, 스카이타워, 아쿠아리움 등은 존치되지만 국제관 등은 철거된다. 철거된 전시시설 부지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해양종합리조트 등 국제적 해양레저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시설에 대한 운영을 정부나 자치단체가 직접 맡기보다는 수익성을 담보로 민간기구에 맡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여수=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