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독도 첫 방문] 노다 총리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매우 유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의연히 대처하겠다”며 차분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자위대 등을 동원하는 군사적인 대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도를 국제분쟁지역화해 외교쟁점화하는 수순이 우려된다.

이 대통령이 10일 오전 독도 방문을 실행하자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오후 신각수 주일 한국 대사를 불러 “우리나라의 입장과 화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외무성 청사에는 기자들이 몰려와 신 대사를 둘러쌌다. 신 대사는 독도 방문이 이 대통령의 지역 방문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고 반박했다.

노다 총리는 무토 마사토시 주한 대사를 이날 저녁 일본으로 일시 소환했다. 무토 대사는 김포공항을 찾은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가능성은 알고 있었지만 확인한 것은 최근”이라면서 “(한·일 관계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을 확인한 시점에 대해 겐바 외무상은 9일 저녁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히면서 “어제부터 강하게 자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전화 한통 없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아사히신문은 “주한 일본 대사관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신중한 입장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자위대를 관할하는 모리모토 사토시 방위상은 “방위성이나 자위대가 이 문제에 즉각 어떤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독도 방문이) 한국 국내에서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국내의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일에 딴 나라가 이러쿵저러쿵 논평하는 것은 삼갈 일”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독도 방문은 한국 국내 문제라고 했다는 것이다. 국민신당은 “모리모토 방위상은 사임하는 편이 좋다”고 논평했고, 자민당은 “바보 같은 발언”이라며 문책 결의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모리모토 방위상은 “이것은 외교 교섭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야당들은 러시아 정상의 북방영토 방문에 이은 사태로 “민주당 정권의 무대책 외교가 초래한 결과”라며 비판했다고 아사히방송이 전했다.

일본은 대체적으로 이 대통령의 방문이 국내 정치용이라고 보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 대통령이 런던올림픽 현장 방문을 취소한 뒤 축구 한·일전을 앞두고 (독도 방문을) 강행했다”며 “지지율 하락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