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독도 첫 방문] 작전명 ‘해맞이’…MB 동선따라 육·해·공 입체 경호
입력 2012-08-10 22:03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오후 1시57분 독도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기다리던 독도경비대원들이 힘찬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하자 이 대통령은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이어 독도경비대 체육관에서 윤장수 경비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남단은 마라도이고, 서해는 백령도가 가장 끝”이라며 “동해의 가장 끝이 독도인데 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망루에 올라 한동안 바다를 응시하기도 했다. ‘韓國領(한국령)’이라고 새겨진 암벽에 올라서는 글씨를 직접 만져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독도를 지키다 숨진 경비대원들의 추모비에 헌화한 뒤 등대를 둘러봤고 곧바로 일본 쪽을 향해 서 있는 벌컨포대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포대 위장막을 손으로 만져보며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의식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 김신열씨 부부를 만나서는 반갑게 포옹하고 ‘민간 지킴이’ 역할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코드명 ‘해맞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처음 독도를 방문하는 이 대통령의 경호작전에는 이런 암호명이 붙었다.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우리 땅’ 독도를 찾아간다는 의미가 암호에도 담겼다. ‘해맞이’는 오전 9시 청와대에서 시작됐다. 아침 일찍 회색 바지와 청색 재킷 차림으로 나선 이 대통령은 10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K2(국내용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강릉공항으로 이동했다. 헬기로 갈아타고 11시40분 독도의 모항(母港) 울릉도에 도착했고 두 시간가량 머물며 주민간담회 등을 가진 뒤 오후 1시30분쯤 독도로 향했다.
해맞이 작전은 대통령의 동선 전체를 보호하는 육·해·공 작전으로 펼쳐졌다. 전날 청와대의 통보를 받은 군 당국은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Peace Eye)를 띄워 경호·경계 작전을 총지휘했다. 공군 전투기와 해군 함정의 초계 전력이 동해상에 즉각 증강됐다.
실전에 배치된 피스아이는 공중감시 레이더를 이용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고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가 초계비행을 했다. 울릉도와 독도 근해의 해군 1함대 소속 호위함(1500븕)과 초계함(1200븕), 그리고 동해에서 임무수행 중인 잠수함도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오후 3시10분쯤 이 대통령이 70여분간의 짧은 독도 방문을 마치고 강릉으로 돌아오면서 동해에 증강된 해·공군 전력은 다시 평상시 형태로 복원됐고 이 대통령은 5시20분쯤 K2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독도 방문으로 이 대통령은 우리 국토의 동·서·남해 ‘끝단 섬’을 모두 방문한 진기록을 남겼다. 2010년 3월 30일 천안함 폭침 현장인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방문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찾은 바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