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金 모으는 볼트… “세계新은 다음 기회에”
입력 2012-08-10 19:01
“나는 전설이다.”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육상 남자 100m에 이어 2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피드에서 자신의 적수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볼트는 9일(현지시간) 열린 남자 200m 결승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19초32로 우승했다. 나흘 전 100m에서도 사실상 독주 끝에 9초63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한 볼트는 200m 금메달까지 가져가며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100m와 200m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스프린터가 됐다.
특히 1900년 제2회 파리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된 2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신화’도 만들어냈다. 볼트는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됐다”며 전설 반열에 올랐음을 스스로 강조했다. 볼트는 경기 직후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팔굽혀펴기를 했고, 사진기자의 사진기를 빼앗아 직접 관중들과 선수들의 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우승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다만 세계신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와 200m 우승 당시 각각 9초58과 19초19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볼트는 3년째 신기록을 깨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볼트가 일부러 세계신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실제 200m 결승에서 볼트는 1위가 거의 확정된 결승선 앞 10m쯤부터 속도를 급격히 줄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미리 시계를 보고 신기록을 깰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면 보상금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볼트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할 경우 10만 달러를 받는다. 올림픽에서는 신기록을 경신하더라도 금메달 외에는 상금이 주어지지 않는다. 반면 볼트의 쾌활한 성격 때문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4년 전 베이징 대회 100m 결승에서도 볼트는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양팔을 벌리며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다 세계신기록을 놓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볼트는 11일 오후 9시(한국시간 12일 오전 5시)에 열리는 400m 계주 결승에서 역시 사상 처음인 올림픽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 달성에 도전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