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2012 우사인 볼트-1984 칼 루이스 누가 빠를까
입력 2012-08-10 19:00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스프린트 더블’(100m·200m 동시 석권)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의 육상선수에 대한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빨라지고 있다. 볼트의 비교 대상은 미국의 ‘레전드’ 칼 루이스(51)다.
이슈 메이커답게 볼트도 가세했다. 볼트는 9일(현지시간) 200m 우승 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서 “칼 루이스,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핑 의혹을 제기한 루이스의 과거 발언이 육상선수들의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단지 주목받기만을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루이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볼트가 9초69로 우승하자 약물복용에 대한 의심을 둘 만하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볼트의 발언은 그에 대한 남은 앙금과 경쟁심리를 드러냈다는 시각이 많다.
루이스가 남긴 족적은 거대하다. 1984 LA올림픽에서 100m·200m·400m·멀리뛰기 4관왕을 차지했다. 1988 서울올림픽 때는 100m·멀리뛰기 우승과 200m 은메달을 수확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과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모두 금메달 9개 은메달 1개. 특히 멀리뛰기 4연패는 볼트도 따라갈 수 없다.
물론 스프린터로서 기록은 볼트가 우위에 있다. 루이스의 100m 최고기록 9초86은 런던올림픽 결승 5위에 불과하며, 200m 19초76은 런던올림픽에서 볼트(19초32), 요한 블레이크(19초44)에 밀려 3위다.
그러나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첨단 운동복과 신발로 무장한 현역과 루이스를 기록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국적 스포츠용품 회사들은 첨단 신발과 운동복이 100m 기록을 약 0.2초 당겨준다고 주장한다. 트랙의 탄성도 훨씬 향상됐다. 두 선수가 달린다면 막상막하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장은 볼트 스스로 ‘전설’이라고 칭한 것과 관련, “업적은 선수 인생이 끝난 다음에 평가할 일”이라며 “칼 루이스처럼 4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며 루이스를 두둔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