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미국 남자 1600m 계주 미첼… ‘골절 러너’ 부러진 다리로 끝까지 달렸다

입력 2012-08-10 18:58

남자 육상 1600m 계주 예선에 나선 미국의 만테오 미첼(25)이 레이스 도중 다리가 부러졌으나 바통을 무사히 동료에게 넘겨 팀을 결선에 진출시켰다.

미첼은 9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서 첫 번째 주자로 스타트를 끊었다. 4명의 선수가 400m 트랙을 한 바퀴씩 총 네 바퀴를 도는 1600m 계주 경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미첼은 ‘이대로 가다간 44초대를 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0m 구간을 지나는 순간 다리에서 ‘우드득’ 하는 느낌이 났다. 경기 후 이는 왼쪽 종아리뼈 골절로 확인됐다.

미첼은 미국육상경기연맹(USATF)에 소개된 인터뷰에서 “악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관중의 함성이 커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주저앉고 싶었다. 누군가 내 다리를 절반으로 꺾어버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트랙 절반을 더 돌아 미국의 두 번째 주자인 조시 맨스에게 무사히 바통을 넘겼다. 미국은 바하마와 함께 2분58초87을 기록해 결선에 진출했다.

미첼이 뛴 첫 400m 구간 기록은 46초10이다. 미첼은 “나도 부러진 다리로 어떻게 그 정도로 뛸 수 있는지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 전 선수촌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다. 치료를 받고는 ‘괜찮구나’ 했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도 이상을 몰랐다”고 밝혔다.

미국육상경기연맹 맥스 지겔 회장은 “미첼은 그의 계주팀 동료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영웅”이라며 “완주하겠다는 용기와 결정이 없었다면 미국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