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과외·베이비시터·암표판매… ‘성역없는’ 대학생 이색 아르바이트

입력 2012-08-10 18:51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갖가지 이색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고소득 재택 아르바이트, 40∼50대 여성들이 주로 하던 아르바이트 영역까지 대학생들이 진출하고 있다.

H대학교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6)씨는 집에서 고등학교 과학 과목 동영상 강의를 보고 노트필기를 작성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의 과학 수업 동영상을 보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게 이 아르바이트의 포인트다. 이 노트는 강의 전체를 듣기엔 시간이 없는 수험생들에게 권당 약 5만∼6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대학 3학년인 임주현(24)씨는 최근 화상과외 선생님으로 지원해 일을 시작했다. 방문 과외보다 시급은 적지만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시간도 비교적 자유로운 게 장점이다. 임씨는 “화상카메라만 설치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해 학생도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돌보는 베이비시터로 눈을 돌리는 대학생도 많다. 대학 아르바이트 모집 게시판에는 대학생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학생 베이비시터는 아이와 놀아주고 같이 책도 읽는 등 교육 효과도 볼 수 있어 부모들 사이에 인기다. 특히 유아교육과 여학생이나 아이들과 뛰어 놀아줄 수 있는 남자 대학생들을 원하는 부모들이 많다. 급여는 주5일 오후만 아이를 돌봐도 월 100만원 정도로 기존 중년 여성 베이비시터 급여보다 많다.

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신종 아르바이트도 등장했다. 일부 대학생은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국내에 입국하는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콘서트 티켓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인기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이나 공개방송 방청권을 선점한 뒤 장당 1만∼2만원 웃돈을 붙여 수십장씩 해외 팬클럽에 넘긴다. 시간에 맞춰 예매 사이트에 빨리 접속해 표를 구하기만 하면 단번에 10만∼20만원을 벌 수 있는 고소득 아르바이트다.

하지만 암표나 웃돈을 받고 표를 판매하는 행위는 경범죄로 1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티켓을 구입하는 외국인들이 문제 제기를 별로 하지 않고 적발도 어려워 처벌받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