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후보 강원 연설회…朴 캠프 “김문수가 흑색선전”제재 요구

입력 2012-08-10 22:02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처음으로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에 공식 대응하고 나섰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박 전 위원장을 비방하고 흑색선전을 했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엄중 조치를 요구했다.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박 전 위원장 캠프와 비박 주자들 간 신경전이 다시 한번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김 지사의 연설 중 일부 내용과 김 지사의 홍보영상 가운데 고(故) 최태민 목사와 박 전 위원장이 나란히 앉은 사진이 나오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김 지사는 연설에서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이 공천 장사를 해서 새누리당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이 최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완전히 청산하지 않고선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최측근의 공천 장사’나 ‘최측근과 친인척 비리’라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거나 허위사실을 갖고 상대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명백한 비방이자 흑색선전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연설회 직후 캠프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한 뒤 김종인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 명의로 당 선관위에 제재를 요구키로 결정했다. 박 전 위원장에게도 캠프 결정 사항이 전달됐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지나친 비박 주자들의 공세와 비방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까지 캠프에선 이들을 끌어안고, 아름다운 경선으로 마무리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하지만 연설회에서 김 지사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그동안 김 지사는 물론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잇단 공격과 비난에 부글부글하면서도 “일단 지켜보자”며 참는 기류가 강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치열하면서도 화합을, 상대방을 공격하면서도 기본적인 배려는 있어야 한다”며 “서로에게 상처가 나더라도 아물 수 있는 상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당 선관위나 박 전 위원장 캠프로부터 통보받은 게 아직 없다”며 사태를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성 캠프 대변인은 “김 지사의 발언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 선관위에서 섣부른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