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손연재 예선 첫날 4위
입력 2012-08-10 01:39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배경음악으로 흘렀다. 반짝이는 보라색 레오타드로 한껏 멋을 낸 손연재(18·세종고)가 사뿐사뿐 플로어를 누비며 후프 연기를 시작했다. 관중은 금세 ‘아시안 뷰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환상적인 1분 30초간의 몸놀림이 끝나자 관중석에서 박수와 찬사가 쏟아졌다. 전광판에 새겨진 점수는 28.075점. 손연재의 매혹적인 연기에 쟁쟁한 유럽 선수들은 줄줄이 뒤로 밀렸다. 심판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은 손연재는 결선행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손연재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예선 1일차 후프, 볼(27.825점) 종목 합계 55.900점을 얻어 전체 24명 중 4위에 올랐다. 후프와 볼에서 선전한 손연재는 10일 곤봉, 리본 예선을 치른다. 손연재는 4종목에서 전체 10위 안에 들면 11일 열리는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손연재의 1차 목표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결선 진출이며, 2차 목표는 한 자릿수 랭킹이다. 월드컵 시리즈나 세계선수권과 달리 올림픽에는 종목별 메달이 없다. 개인전 단체전에 2개의 메달만 걸려 있다.
손연재는 후프에서 전체 24명 중 3위에 올랐다. 난도 점수(D) 9.500점, 예술점수(A) 9.350점, 실시점수(E) 9.225점을 받았다. 올 시즌 후프 종목 개인 최고 점수였다. 볼 연기에 나선 손연재는 깔끔한 연기를 펼치다가 막판에 실수를 하고 말았다. 등 뒤로 볼을 받다가 놓친 것. 다행히 공은 멀리 달아나지 않았고, 손연재는 침착하게 볼을 잡아 연기를 마무리해 난도 점수(D) 9.275점, 예술점수(A) 9.400점, 실시점수(E) 9.150점을 얻었다. 24명 중 볼 연기는 6위.
손연재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리듬체조 여제’ 예브게니야 카나예바(22·러시아)는 후프 28.100점, 볼 29.525점으로 합계 57.625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카나예바는 후프 연기 도중 후프를 놓친 게 뼈아팠다. 예선 두 종목 합계 1위는 러시아의 ‘샛별’ 다리아 드미트리예바(19)였다. 드미트리예바는 후프(29.000점)와 볼(28.800점)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합계 57.800점을 따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