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또 “1주일 이상 지속”… 강동대교∼잠실대교 한강구간 ‘조류 주의보’ 발령

입력 2012-08-09 22:13

한강에 녹조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서울시가 9일 오후 2시를 기해 한강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에 조류(藻類)주의보를 발령했다. 대청호 회남 수역에도 이날 조류주의보가 발령돼 전국의 조류주의보 발령 구간은 지난달 27일 발령된 북한강 청평호∼팔당호 구간을 포함해 3곳으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상수도연구원에서 전날 잠실수중보 상류 5개 취수원에 대해 조류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주에 이어 클로로필-a와 남조류(藍藻類)세포수가 조류주의보 기준을 초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한강 서울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08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조류주의보는 2차례 연속 측정해 녹색 식물의 잎 속에 들어있는 화합물인 클로로필-a가 15㎎/㎥이상이고 남조류세포수가 500cells/㎖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한강 서울구간의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주 12.8∼27.4㎎/㎥, 이번 주 14.3∼34.2㎎/㎥였다. 남조류세포수는 지난주 240∼820cells/㎖, 이번주 1180∼4470cells/㎖였다.

시 관계자는 “조류주의보 발령돼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한강에서 수상레크리에이션을 자제하고 수돗물에서 냄새가 날 경우 끓이거나 차게 해서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우려할 단계는 아니며 수돗물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도 무해하고 적절한 정수처리로 충분히 대처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강 수계는 낙동강처럼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어 시민들은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번에 검출된 남조류는 아나베나이고, 독성여부 검사결과는 10일 나올 예정이다.

시는 조류주의보 발령에 따라 기존 조류대책 상황실을 조류대책본부(본부장 문승국 행정2부시장)로 격상해 상수원보호구역 순찰과 원수 수질감시, 정수처리를 강화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

시는 당분간 비소식이나 태풍 등 조류를 해소할 만한 요인이 없어 조류주의보 발령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0년 이후 서울 한강에서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6차례이며 주의보 발령 기간은 평균 17일이다. 가장 길었던 때는 2001년 9월 26일부터 10월 27일까지 32일간이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