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때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발언… 롬니 대변인도 ‘입 방정’

입력 2012-08-09 19:37

밋 롬니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해외 순방 중 말실수로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그의 ‘입’이 대형 사고를 쳤다.

롬니의 여성대변인 안드레아 사울은 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롬니가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재직하던 2006년 전 주민을 대상으로 도입했던 건강보험 개혁법안(롬니케어)을 강력히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롬니가 주지사로 있던 매사추세츠 주에 거주하고 있었다면 누구든 건강보험 혜택을 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를 연방대법원으로 끌고 가는 승부수를 던져 지난 6월 합헌판결을 이끌어냈지만, 롬니는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날부터 폐기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롬니는 주지사 시절 주민 모두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의료보험 개혁법을 밀어붙이자 과거 매사추세츠 주에서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처리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쉬쉬하는 상황이다.

오바마케어를 놓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 대통령은 적극적인 ‘방어’를, 건강보험 개혁의 ‘원조’이자 공화당 후보인 롬니는 ‘공격’하는 역설적 상황에서 안드레아의 발언은 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롬니 대변인이 롬니의 자가당착을 인정하는 꼴이 된 것.

한편 피자체인 파파존스 창업자 존 슈내터는 이날 오바마케어가 2014년 예정대로 시행되면 늘어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 피자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혀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