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배급제 포기”… RFA “6·28 경제체계 도입”

입력 2012-08-09 19:18

북한이 ‘6·28 새 경제관리 체계’를 도입하면서 계획경제와 식량 배급제 포기를 선언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일부터 각 근로단체 조직과 인민반 공장 기업소 등을 상대로 새 경제관리 체계 도입과 관련한 강연회가 진행됐다”며 “6월 2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공개로 새 경제관리 체계 수립을 지시한 이후 노동당 중앙이 강사들을 각 근로단체 조직에 내려보내 강연하는 한편 새 경제관리 체계 해설 자료를 지방 당국에 하달했다”고 전했다.

새 경제관리 체계의 골자는 국가가 각 생산단위에 계획을 정해주지 않고, 국가가 주민의 식량 배급을 책임지는 게 아니라 각 단위에서 자체로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RFA는 “사실상 계획경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새 경제관리 체계에 따라 생산과 판매, 수익과 분배를 공장·기업소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국가기관 사무원과 교육, 의료부문 종사자 등에 한해서만 국가가 배급하고 기타 근로자들의 배급제는 폐지됐다”고 주장했다.

농업 분야는 올 가을부터 기존 생산계획에 따라 생산물을 국가가 가져가던 방식을 폐지하고 전체 수확량의 70%는 북한 당국이, 나머지 30%는 농민들이 가져가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북한 당국이 시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 “시행 날짜를 정하면 시장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배급제를 전면 폐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배급제 폐기는 북한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배급제가 유명무실해졌지만 공식 포기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