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헌금 의혹] 현영희, 총선때 떡 사들고 부산 후보들 사무소 돌아

입력 2012-08-09 19:12

4·11총선 공천헌금 의혹 파문의 당사자인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차명 후원금 등을 받았다는 ‘현영희 리스트’가 돌고 있다.

현 의원은 지난 총선 선거운동 기간 부산 사상에 출마한 손수조(현 당 미래세대위원장) 후보에게 비품비로 135만원을 지원해준 사실이 9일 드러났다.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 의원은 선거 사무소의 자원봉사자 9명에게 85만원, 선거용 유니폼 대금으로 50만원을 건네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당시 손 위원장의 지역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마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손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의원과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가 아니다”며 “개인적으로나 캠프 차원에서나 현 의원으로부터 현금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선거를 하면 비례대표 후보들이 격려 방문을 한다”며 “떡이나 간식을 사들고 온 적은 있다고 하는데 선거운동을 하느라 밖에 있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시 현 의원은 10여만원 상당의 떡을 맞춰 들고 새누리당 부산지역 출마자들의 선거 사무소를 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 의원이 당시 몇몇 의원들에게는 금품을 함께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의원실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우리 선거 사무소에도 현 의원이 한 번 들렀다고 들었다”며 “나는 선거운동을 하느라 밖에 나가 있어서 그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 의원 측은 통상적으로 선거 때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역구 의원 사무소를 격려 방문하는 관례에 따라 떡을 들고 사무소를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 의원이 전날 친박근혜계 이정현 최고위원과 현경대 전 의원에게 차명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실마다 후원금 계좌를 확인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새누리당 주변에선 부산 지역 초선 의원들에게 현 의원의 후원금이 입금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두 사람 외에 후원금이 입금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4월 5일 현 의원 비서 정동근씨의 부인과 그 친구 명의로 후원금이 입금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합법적인 후원금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