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해운 넘어 산업 전반으로 구조조정 태풍 몰아친다
입력 2012-08-09 19:03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회생과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산이나 자회사 매각 등 제살깎기로 위기 돌파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해운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으로 구조조정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금호산업은 9일 핵심 자산을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딜(Package Deal)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8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채무를 갚는다.
금호산업은 IBK투자증권컨소시엄에 대우건설 주식(14.6%)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38.7%), 금호고속(100%) 등 보유 자산을 IBK투자증권컨소시엄이 만든 사모주식펀드(PEF)에 넘겼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모두 9500억원을 수혈받은 금호산업은 채권단에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또 사실상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앞으로 3년 내에 되산다는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금호고속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컨소시엄이 금호고속을 매각할 때 금호산업은 제3자가 제시한 최고 가격과 같은 가격에 금호고속을 인수할 수 있다.
건설·해운 업종은 경기악화로 수많은 업체가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동부건설은 최근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49.9%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해운업계도 경기둔화로 수익이 급감하자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보유 선박을 매각하며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체 선박이 싼값에 외국으로 매각되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09년 선박펀드를 조성해 지금까지 선박 33척을 매입했다. 해운업계의 불황은 조선업계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웅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KTB투자증권의 사모투자전문회사인 KTB PE 부문과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웅진코웨이 지분을 매각했다. 웅진홀딩스는 이번 계약으로 경영권을 지키면서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STX그룹은 STX에너지, STX중공업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랜드백화점은 부채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롯데쇼핑에 인천 지역 토지와 건축물을 매각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