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SC은행 자금세탁 의혹 점검

입력 2012-08-09 19:00

금융감독원이 불법 자금세탁 의혹을 받고 있는 홍콩상하이은행(HSBC),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의 한국지점·법인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두 영국계 글로벌 은행은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불법 자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HSBC 서울지점, SC은행 한국법인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관련 업무 전반을 조사한다고 9일 밝혔다. 금감원은 조만간 직원을 파견해 이란·북한·미얀마 등 금융거래 제한국가와 자금거래를 했는지, 의심스러운 거래를 제대로 보고했는지, 고객확인 의무를 수행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HSBC 멕시코법인은 지난 7월 의심스러운 마약자금 거래가 있었는데도 보고하지 않았다. 멕시코 금융당국은 3억7900만 페소(우리 돈으로 330억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와 별개로 HSBC 미주법인은 멕시코나 이란 등에 자금세탁 통로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SC은행은 최근 금융거래 제한국가와 자금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미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SC은행 뉴욕지점을 조사 중인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국은 “2001년부터 10년간 이란의 은행·기업들과 2500억 달러에 이르는 불법 자금거래를 했다”고 밝혔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된 것은 없지만 글로벌 은행의 특성에 비춰볼 때 이들 은행의 한국지점·법인도 본사의 불법 금융거래에 연루됐을 수 있어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서울·부산 등 한국에서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SC은행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