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년 이종걸’ 꼬리 내려… ‘막말 사태’ 당 안팎 일파만파

입력 2012-08-09 18:59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9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그년’이란 표현을 쓴 데 대해 사과했다. 여당과 여성단체는 물론 같은 당내에서 비판이 나오자 스스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공천헌금 파문 등으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은 막말 사건의 불씨를 살리려 애쓰는 모양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이 최고위원의 망언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은 마땅히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뻔뻔하고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고,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 최고위원을 광견(狂犬)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이 최고위원은 당장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라”며 질타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서울지방여성연합, 서울 아름다운 여성단체 간사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최고위원은 어머니나 딸에게도 ‘그년’이라고 하느냐”며 “민주당이 공당 이름으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CBS 라디오에 나와 “잘못된 표현이다. 그래서 이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에서도 비난이 나오면서 이 최고위원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전날 “표현이 약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사태를 키웠다. 이날 새벽까지만 해도 ‘무조건 엎드려 빌라’고 충고한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에게 트위터를 통해 “유감을 거듭 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쳐 거듭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신중한 언행으로 활동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