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8㎏ 감량 속 투혼 이대훈 “아쉬움, 다음엔 없다”
입력 2012-08-09 22:00
이대훈(20·용인대)이 코뼈 부상과 체중 감량에도 불구하고 은빛 발차기 투혼을 발휘했다.
이대훈은 8일(현지시간) 시작된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우승자인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8대 17로 졌다. 3라운드 중반에는 보니야의 발차기에 얼굴을 맞아 코피가 흘렀다. 이대훈은 지난 2월 올림픽대표 최종선발전 때 용인대 선배 석승우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대훈은 “2등이라 속상하기도 하다. 준비를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패배는 인정한다. 이 정도로 열심히 해서 안 됐으니 다음에는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대훈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올해 호찌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올림픽 우승을 보태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계획이었다. 180㎝가 넘는 이대훈은 같은 체급에서는 키가 큰 편이어서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출전했었다.
이대훈은 원래 63㎏급 선수였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이 체급은 없고 68㎏급과 58㎏급만 있다. 두 체급 가운데 58㎏급을 선택한 이대훈에게는 감량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대훈의 평소 몸무게는 65∼66㎏이다. 63㎏급에 출전하려면 대회가 임박해 2∼3㎏만 줄이면 됐지만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서는 8㎏ 가까이 체중을 줄여야 했다. 계체 하루 전날까지 1.2㎏이 초과됐지만 무난히 통과했다. 하지만 감량의 경험이 많지 않은 이대훈은 미처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초반부터 고전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16강전과 8강전에서 잇따라 3라운드까지 승부를 내지 못해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소모가 많아 더 힘들었다.
이대훈은 경기 후 “체중을 많이 줄이다 보니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보여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체중을 줄이지 않고 재밌고 화끈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