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입력 2012-08-09 18:24
악한 영의 수괴는 사탄, 졸개는 악마·귀신
실제로 귀신이 존재하는가
■ 성서에 보면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귀신이 존재합니까
■ 요즘 TV에 ‘엑소시스트’라는 프로가 있는데, 실제로 사람 속에 악마가 들어올 수 있으며, 또 그 악마를 쫓아낼 수 있습니까
엑소시즘(exorcism)이란 우리말로 ‘악령 축출’ 또는 ‘귀신 축출’로 번역될 수 있는 영어이며,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엑소시스트(exorcist)라고 합니다. 요즘엔 엑소시즘을 전문으로 다루는 TV 채널이 있어서 그런 용어들이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성서에서는 영적 세계에서 하나님에게 대항하는 어둠의 세력이 존재한다고 증언합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이 세력은 태초부터 인류사회에 존재해 왔습니다. 그 어둠의 세력은 하나님이 지으신 이 세상과 인류를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서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 죄와 악을 심어주고 인간실존을 하나님의 형상에서 멀어지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 세계의 우두머리를 성경에서는 사탄(satan)이라 부르고 그의 졸개들을 가리켜 악마(devil), 악령(evil spirit) 또는 귀신(demon)이라고 부릅니다.
무속학적으로 설명하자면 귀신이란 이미 죽은 사람의 영을 말합니다. 그 영은 선한 영이 못되어 저 세상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취약점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에게 들어가 더부살이 하고자 합니다. 파리 모기가 시궁창처럼 더러운 구석을 찾아 서식하듯이 귀신은 죄와 악으로 인하여 정신적·영적 취약점을 지닌 사람을 찾아다닙니다.
실제로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전쟁과 굶주림, 비극적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건강하지 못하고 황폐화될 때 귀신들은 활개 치며 활동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시인은 우리 한반도에 원령(怨靈)과 원귀(寃鬼)의 울부짖음이 가득하다고 했습니다.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고, 전쟁을 겪고, 군부독재에 시달리고, 가난과 굶주림과 탄압을 받으면서도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고, 그 억울함을 풀어줄 사람도 없을 때 그 울분의 감정은 한으로 쌓입니다. 그렇게 한 맺힘이 많은 민족에게는 귀신 중에서도 원한을 품고 죽은 원귀가 많고, 그 원귀들은 이승을 떠돌며 희생물을 찾아다닌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귀신들이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다닌다”(벧전 5:8)고 했습니다. 그러한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자아(other-self)에 의해 자신의 정신세계를 점령당하게 됩니다. 실제로 A라는 사람에게 B라는 사람이 들어가 B처럼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귀신들은 대부분 질이 좋지 않아서 자신이 점령한 그 사람을 더욱 나빠지게 만듭니다. 이처럼 귀신들린 상태를 전문용어로는 빙의(憑依)라고 합니다.
물론 신경정신과에서 약물로 치료하고 요양하고 안정을 취해 고칠 수 있는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질환 환자와 귀신들린 사람을 구분해야 하겠지요. 귀신들린 사람은 예수님처럼 엑소시즘을 통해서 고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길입니다.
1970년대 엑소시스트(Exorcist)라는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성서에 보면 바로 예수님이 엑소시스트였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이 악한 귀신을 제압하신 이야기들과 귀신들린 사람에게서 귀신을 쫓아내고, 그를 온전히 회복시킨 사건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귀신들은 예수님을 만나기만 해도 두려워했으며(막 5:1∼20), 예수님의 이름만 들어도 도망쳤습니다(막 9:38).
예수님에게 악령 축출은 이 땅에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는 그곳에 이미 하나님나라가 임했다고 선언했습니다(마 12:28, 눅 10:17∼20). 흑암의 세력이 물러가고 하나님의 영이 지배하는 그곳에서부터 하나님나라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영이며 예수님의 영이신 성령이 계시는 그곳에 악한 영이 침범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심령 가정 사회 각 분야에서 예수님의 영이 통치권을 발휘하신다면 악한 귀신은 결코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악령 축출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귀신들린 사람의 죄를 회개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죄를 용서받았다는 확신이 생기면 치유는 저절로 됩니다.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소독하고 정돈하면 그 집에 쥐나 파리 모기가 서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깨끗하게 정돈된 사람에게는 마(魔)가 끼어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치유 받은 사람이 스스로 면역력을 기르지 않으면 언젠가 다시 재발할 수가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일단 떠나갔던 귀신이 옛날 자신의 거처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다시 들어와서 그의 상태가 처음보다 훨씬 더 악화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마 12:45). 따라서 그 빈집을 지킬 수 있는 든든한 주인이 있어야 합니다. 집주인을 강한 분으로 모시고 있어야 잡스런 것들이 침범할 수 없습니다.
신 내림을 받은 무당들은 자신의 몸주신을 모시고 살면서 그 신의 영적 능력에 의해 굿을 하고 치병행위도 하고 예언도 합니다. 무당은 그 몸주신의 파워에 따라 소위 ‘영험’의 정도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영인 성령을 몸주신으로 모신 사람들입니다. 성서에 보면 “하나님은 아들의 영을 우리의 마음에 보내주셨다”(갈 4:6)고 했고,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롬 8:9)고 했습니다. 그 주님의 영(성령)은 바로 천지만물의 창조주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아들(예수)을 통해 우리에게 보내주신 영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성령을 나의 몸주신으로 모신다면, 결코 귀신에게 위협 당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언제나 정신과 영혼을 맑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예배생활을 통해 하나님께 죄를 고백하고 사죄의 확신을 얻는 것은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