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오시티’ 화성 착륙 지역 “美 모하비 사막과 흡사”
입력 2012-08-09 18:21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착륙한 지점은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고 과학자들이 전했다.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게일 분화구 근처에 착륙한 뒤 7일부터 로봇팔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을 찍은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다. 보내온 사진들에는 자갈이 있는 모습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게일 분화구의 테두리 등이 담겨 있다.
25억 달러짜리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선임 과학자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존 그로칭거 교수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사진 속 풍경에 대한 첫 느낌은 지구와 정말 비슷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성의 풍경이 매우 다양하다”면서 “자갈밭처럼 보이는 표면 아래에 더 단단한 암반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로칭거와 동료 교수들은 큐리오시티가 착륙한 부근을 ‘화성의 모하비’라고 부르기도 했다.
큐리오시티는 착륙 후 북쪽 지평선을 향했으며, 화성 지표면에는 엔진에 의해 먼지가 피어올랐던 흔적도 보였다.
일부 사진은 착륙할 때 발생한 먼지가 카메라 커버에 묻어 흐릿했다. 또 착륙 과정에서의 역할을 끝낸 스카이 크레인은 큐리오시티로부터 북서쪽 650m 지점에 떨어져 있고, 남쪽으로는 낙하산과 모선 껍데기, 열 보호막 등이 615∼1200m 떨어진 곳에서 포착됐다.
나사의 화성 궤도위성 하이라이즈(HiRISE) 카메라 담당 과학자인 사라 밀코비치가 “마치 범죄현장 사진 같다”고 말해 착륙 지점은 나사 과학자들 사이에서 ‘범죄현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큐리오시티가 착륙 과정에서 상당한 먼지를 뒤집어써 탐사 활동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겉에 얇은 먼지막이 보이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큐리오시티는 무선 안테나를 세우고 수일 내로 고해상도 컬러 사진 등을 더 찍을 예정이다. 그러나 몇 주간은 이동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목적지인 마운트 샤프에 도착하기까지 1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큐리오시티는 화성 지표면에서 여러 가지 샘플도 채취해 분석한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