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갈릴리에서 뵈오리라

입력 2012-08-09 18:20


마태복음 28장 1∼10절

안식일이 지난 새벽녘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여인들을 맞은 천사는 “부활의 예수님을 갈릴리에서 뵈오리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부활의 예수님을 경배하고 찬양할 뿐만 아니라 부활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갈릴리로 가야 할 것입니다. 갈릴리에서 뵈오리라는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예수님의 부활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나 실체 없는 허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장에서 체험·실현돼야 할 것이기에 갈릴리에서 보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갈릴리는 제자들과 예수님의 활동무대였습니다. 예수님은 그곳에서 말씀을 가르치시고 생명과 기쁨과 행복을 찾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갈릴리에서 보리라는 말씀은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그와 같은 사건이 실현될 때 부활의 주님을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이기셨고 죽음과 사탄의 권세를 이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너무나 무력하고 세상과 짝하며 죽음의 권세에 끌려 다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승리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패배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신 것은 불의 앞에 굴하지 않는 의와 진리가 우리 안에서 회복돼야 한다는 부활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정치 경제 교육 문화 과학 등 여러 가지 삶의 구조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구조 속에 살면 자연히 행복할 것이고 죄와 악의 구조 속에 살면 자연히 그 안에 휩쓸려가게 됩니다. 문제는 오늘날의 구조가 죄와 악으로 가득 찼다는 것입니다. 이런 악한 구조에서는 그리스도인 혼자 아무리 발버둥 쳐도 믿음을 지키기 힘들며 의와 진리를 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력한 그리스도인이 되거나 믿음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이렇게 우리 주위의 구조가 악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민족과 사회의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실현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회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일어나야 하며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힘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신 말씀은 이런 맥락인 것입니다. 갈릴리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갈릴리에서 시작한 변화가 세상 끝까지 흘러가서 마침내 온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더 이상 교회 안에서만 외치는 사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부활의 예수님을 만나고 찬양하고 경배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너희보다 먼저 내가 갈릴리로 가나니 거기서 나를 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의 믿음으로 갈릴리로 가서 세상을 이기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영원히 우리 안에 살아 계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경배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최홍규 목사 (서울 가리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