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 물회, 원래는 어부들의 패스트푸드… ´한국인의 밥상´

입력 2012-08-08 19:26


한국인의 밥상(KBS1·9일 오후 7시30분)

물회는 원래 뱃사람의 음식이었다. 아주 옛날부터 우리네 어부들은 힘든 뱃일을 하다 밥 먹을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방금 건져 올린 생선을 대충 썰고 고추장을 넣은 뒤 물에 말아 훌훌 삼켰다. 물회는 어부들이 즐긴 ‘패스트푸드’였던 셈이다. 매콤하면서 시원한 물회의 맛은 허기진 뱃속을 채우고 고된 노동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

물회 못지않게 동해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식해를 들 수 있다. 생선에 약간의 소금과 밥을 넣어 숙성시킨 식해는 서해의 젓갈과 비교되기도 한다. 제작진은 물회와 식해를 통해 동해의 음식 문화와 바다에 기대 살아가는 동해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를 전한다.

포항에 사는 김옥례 할머니는 평상시 밥상에도 식해를 빠트리지 않고 올리는 식해 애호가다. 방송에선 김 할머니가 직접 만든 못생겨도 맛은 좋은 횟대식해 등이 소개된다.

99세 증조할머니부터 초등학생 손자까지 4대가 함께 살아가는 강원도 강릉의 한 종갓집 이야기도 들어본다. 이 종갓집은 제사상에 생선포를 이용해 담근 식해를 올리는 전통을 갖고 있다. 종부(宗婦)로 한평생을 살면서 가족과 가문을 위해 희생한 이영자씨의 사연도 전파를 탄다.

이 밖에 커다란 투구를 쓴 채 무거운 납덩이를 안고 매일 바다로 뛰어드는, 잠수부를 일컫는 속칭인 ‘머구리’ 박영호씨의 일상도 소개된다. 박씨는 위험한 ‘머구리’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묻자 “자식 있는 아버지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